Days in UAE

노을은 여전히 곱더라

WallytheCat 2018. 11. 22. 00:07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08/11/16 04:55 WallytheCat 





경제가 어쩌니 저쩌니 해도, 주말에 별로 갈 곳이 없는 사막의 주민들은 여전히 쇼핑몰로 모여드는 모양이다. 나도 오랜만에 그들과 몰에서 합류했다. 몰이 잘 있는지를 대략 둘러도 보고, 몰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가전 제품과 줄 없는 컴퓨터 마우스 따위를 기웃거리다, 아주 오랜만에 이 몰 구석에 자리해 조금 한적한 커피집에 앉아 여유도 부려 본다. 우연히 창밖을 내다보니 두바이, 뚝딱뚝딱 아직도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도시 두바이의 스카이라인이 노을 속에 묻히려 하고 있다.



건물을 짓기 전에 철저하게 계산하고 계획해 미리 도로부터 만들어 놓으면 안 되는 걸까. 이 나라의 교통체증은 내가 다녀본 곳들 중 최악 중의 최악 아닌가 싶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세상은 굴러 가게 되어있다고 한다면야 별로 할 말은 없다만은. 


<Friday 11/14/2008, Deira City Center, Dubai>


장 보러 갔던 마트 앞에서 이런 노을을 만났다. 품 넉넉한 옷을 입고 편안히 배를 내밀고 선 채 휴대전화질에 정신을 팔고 있던 이 남자가 내 사진 속에서 사라져 주기를 기다리다가 해가 거의 다 넘어가 버렸다. '에이, 나중에 크로핑해 버려야지' 했던 건데, 지금 보니 나름 풍경 속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어 보인다. 냅둘 밖에.
<Monday 10/27/2008, Sharj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