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인공 섬에 잠시 발을 딛다
WallytheCat
2018. 11. 22. 00:08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08/12/27 22:57 WallytheCat
그런 경우가 거의 없으니 말 속에 함정이 있는 듯 들리지만서도, 길이 전혀 막히지 않는다면 두바이 공항에서 아부다비 방향으로 자동차를 달려 삼사십 분 거리 즈음에 이르면, 주메이라라 불리는 바닷가 지역이 나온다. 그곳 바다 한 가운데를 한달음 날갯짓으로 두웅실 날아올라 내려다 보자면, 거대한 야자수 한 그루 모양을 하고 누워 있는 인공 섬 하나가 보인다. 물론 달린 날개가 없어, 아직 한 번도 날아올라 그곳을 내려다 본 적은 없으니, 땅바닥에 두 발을 굳건히 디딘 채 지도를 보거나 자동차로 달려 더듬어 짐작할 뿐이지만 말이다.
수년 전, 팜 주메이라(The Palm Jumeira)라 불리는 이곳 인공 섬 공사가 시작될 때부터 환경학자, 환경론자들의 재앙 운운을 심심치 않게 들어오긴 했지만, 이곳의 경제와 이득을 논하는 자들이 그 조언에 귀 기울였다는 소문을 들은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곳 외에도 이런 인공 섬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두바이만 해도 두어 곳 더 된다.
어쨌거나 이 인공 섬에는 호텔, 콘도미니엄, 빌라 건물들이 지어져 사람들이 살고 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위를 둘러싸고 여전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야자수 형태의 인공 섬을 둥글게 방벽처럼 둘러 감싸고 있는 땅 위, 그러니까 그 섬 전체의 가장자리에 우뚝 서 있는 붉은 색 건물이 얼마 전 문을 연 '아틀란티스'라는 호텔이다. 한 때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던 적 있던, 그러나 그들 끝없는 인간 욕망의 자락을 여전히 부여잡은 채 대서양 한가운데로 침몰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만 무성하게 남아 도는, 문명 아틀란티스가 사막의 인공 섬 위에 새로 태어났다는 의미란 것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른다.
뭐가 어쨌다는 소문이 아무리 무성해도 그 소리소문에 별 움직임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이런 문명에 가끔씩 발길을 들이는 일이 있을 때도 있다. 멀리서 손님이 와 뭔가 구경을 좀 시켜 줘야 할 의무감을 느낄 때가 그 중 한 이유가 된다. 이 호텔의 수족관이 볼만하다고 해 잠시 들렀다. 비싼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호텔 입구에 개방해 놓은 수족관 일부를 둘러 볼 수 있게 해 둔 점은 칭찬해 줄만하다.
<Friday 12/12/2008, Atlantis the Palm, Dub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