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봄맞이
WallytheCat
2018. 11. 22. 00:18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09/12/28 07:08 WallytheCat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가 뚜렷한 데서 나고 자란 나같은 사람은 열두 달 내내 '아주 더운 여름' 아니면 '조금 시원한 여름' 정도의 날씨로 구분이 되는 사막에 살면서도 사계로 나누어 부르는 습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일년 중 근 열 달을 금요일과 토요일을 주말로 지내고 살아도 여름 방학 두어 달을 토요일과 일요일이 주말인 곳에서 지내다 돌아 오면, 말짱 그 옛 습관이 도로 몸에 배어, 일요일을 월요일이라 말하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 그것은 본디 올빼미 체질로 태어난 내가 몇 달씩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해도, 하룻밤 늦게 자거나 밤을 새고 나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과도 비슷하다.
언젠가, 적도 아주 조금 위에 위치한 이곳 사막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이곳을 그저 봄과 여름, 두 계절로만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겨울이라 부르는 지금을 그들은 봄이라 부른다.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이 계절 동안 비도 좀 내리고, 그 달디 단 비 덕에 모래 속에 숨어 살던 풀씨들까지도 노래를 부르며 모래 위로 푸릇푸릇한 생명을 드러내며 뽐내는 계절이니, 그들이 부르는 대로 '봄'이 맞긴 맞다.
언젠가, 적도 아주 조금 위에 위치한 이곳 사막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이곳을 그저 봄과 여름, 두 계절로만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겨울이라 부르는 지금을 그들은 봄이라 부른다.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이 계절 동안 비도 좀 내리고, 그 달디 단 비 덕에 모래 속에 숨어 살던 풀씨들까지도 노래를 부르며 모래 위로 푸릇푸릇한 생명을 드러내며 뽐내는 계절이니, 그들이 부르는 대로 '봄'이 맞긴 맞다.
<Tuesday 12/22/2009>
내가 사는 캠퍼스에 널린 대추야자나무들도 '봄'을 맞아 수염을 깎으며 단장 중이다. 비를 좀 맞았다고 어찌나 푸른 빛을 내며 자랑을 하는지, 그들 사이를 지나는 내가 시샘이 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