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에잇, 밥이나 먹으러 가자

WallytheCat 2018. 11. 24. 20:55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11/11/30 05:41 WallytheCat 





지난 봄 학기까지 '리틀 무바라크'로 불리며 군림하던 윗사람이 어찌어찌하여 밀려 나가고, 이번 가을 새 학기부터 새 사람이 왔다. '구관이 명관'이란 옛말이 아니더라도 사실 그 '윗' 자리란 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자리라는 건 다 안다. 어느 누가 오게 되더라도 불평은 있게 마련이니, 새로 올 사람에게 그리 큰 기대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렇지 어쩜 또 다시 폭군 같은 성격의 소유자란 말인가. 전임과는 좀 다른 종류의 폭군이란 게 밝혀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사연을 일일이 다 늘어놓아야 무엇하겠나. 세상 돌아가는 일이 대략 그러한 것을. 그냥 학교가 놓인 자리가 그런 운을 가진 모양이라고 자조하기로 했다. 

그가 몇몇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산더미처럼 주며 일주일 후인 마감일을 지키라고 큰소리 치더니 자기는 그 다음 날로 소리소문 없이 해외로 일주일 간 잠적을 해 버렸다. 이 사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일세 그려. 대화 없이 강압과 협박만으로 만사가 자기 마음대로 척척 굴러갈 거란 생각은 어디서 주워온 걸까. 에잇, 나쁜 사람 같으니라고.

나는 이미 모든 걸 포기하고 내려 놓은 마음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은데, 친구는 몹시도 화가 난다고 했다. 기분도 그렇지 않은데, 어거지로 시킨 일 같은 거 하지 말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며 자기가 먼저 길을 나선다. 예전에 종종 가던 태국 식당이다. 아랍에미리트 하고도 샤자 한 구석에 이렇게 맛있게 태국 음식을 하는 식당이 있다는 건 귀한 보물을 숨겨 놓은 듯한 행운이다. 합장하며 친절하게 '코푼카(감사합니다)'를 말하는 태국인 종업원들도 마음에 든다.

먼저 새우깡 맛 비슷한 생선 맛 나는 과자를 내놓는다. 매운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식사 전 입맛을 돋운다. 내 개인 의견으로는 톰얌꿍 스프를 잘 끓여 내는 태국 식당이면, 어떤 음식을 시켜도 분명 맛있는 식당인데, 이 집이 그렇다. 스프는 이미 맛있게 먹어치운 후라 사진이 없다. 아래 사진은 망고를 주재료로 만든 샐러드다.



닭고기 살을 넣은 팟타이다. 나는 뭐든 해물 넣은 걸 시키는데 같이 간 친구는 닭고기를 좋아해 닭고기 넣은 팟타이를 시켰다. 



흰밥과 잘 어울리는, 코코넛을 넣어 만든 녹색 나는 카레이다. 이건 새우 넣은 걸 시켰다.




난 쟈스민 차를 마시고 같이 간 친구는 박하(mint)를 갈아 만든 주스를 두 잔이나 시켜 마셨다. 박하는 맛도 상큼하지만 피로감을 없애는 데도 좋다.


<Monday 11/28/2011, Bangkok Town Restaurant, Sharjah, U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