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비 오는 날 출근 길

WallytheCat 2018. 11. 25. 01:08

Peeping@theWorld/Days in Ohio 2016/04/01 13:00 WallytheCat


예전에 비해 출퇴근 거리가 멀어졌다. 자동차로 칠팔 분 거리이던 것이 이십여 분이 되었으니, 운전하기를 즐겨하지 않는 나로서는 다소 번거로운 일이 되었다. 그래도 강변을 따라 오르내리는 길에 신호등도 별로 없고, 강은 늘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눈에 담을 풍경을 제공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그 강변 도로에서 왼편으로 꺾어 조금 가다 긴 언덕 하나를 오르고 나면, 언덕 가장 높은 곳에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겨우내 시커멓게 정체를 드러내곤 했다. 한 그루가 아니라 멀리서 보면 마치 한 몸으로 보이는 두 그루의 나무다. 그 나무 두 그루가 오하이오에서 흔하디 흔한 도그우드(dogwood)였던 모양이다. 팝콘, 혹은 솜사탕 범벅 같은, 살짝 때 탄 듯한 흰 꽃을 피우는 나무 쯤으로 내겐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던 나무였는데, 이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난데없이 하늘을 덮을 만큼 꽃을 피우고 나니, 그 나무 아래를 지나는 순간이 아찔하게 황홀한 며칠이다. 선입견은 늘 깨기 위해 존재한다던가.





<Thursday 3/31/2016, Columbus, Oh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