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판자가 탁자 되다

WallytheCat 2018. 11. 25. 01:15

Peeping@theWorld/Days in Ohio 2016/04/28 11:14 WallytheCat


삼월 초하루면 충분히 입주가 가능하다던 클리닉 공사는 두어 번 더 날짜를 미룬 후, 4월15일 금요일 저녁에야 억지로 마감하여 입주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억지로라는 표현을 쓴 건, 주문한 문짝들이 도착하지 않아 아직도 문 두어 개는 다른 색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완벽하게 마감을 하려면 앞으로 몇달이 더 걸릴지도 모를 일이라, 일단 밀고 들어간 거다.

내가 크게 불평도 않고 꾹꾹 참고 있던 건 몇 가지 이유에서다. 내 평생, 이런 공사가 단 한 번도 기일 이전에 끝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가 그 첫 번째요, 성질을 부린다고 공사가 일찍 끝날 상황도 아닌데다 공사를 주관한 사람들과 앞으로 삼년 내내 얼굴을 맞대며 일을 해야 하니 미리부터 얼굴 붉히며 시작해 보았자 앞으로의 삼년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서가 그 두 번째요, 뭐 서둘러 입주를 한댔자 줄지어 밀려있을 진료가 대기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가 그 세 번째요, 리셉션 탁자 제작을 맡은 사람이 바로 공사를 주관하는 건물의 메니저라 그 탁자가 마침 그 사람의 손안에 볼모로 잡혀있던 형국이었던 것이 그 네 번째다. 그래도 참 성질 많이 죽었다 싶다. 예전 같으면 앞뒤 안 재고 마치 하루만 살고 말 것처럼 불같이 화를 냈을 법도 한데 말이다.

지난 열흘, 필요한 것들 구입하고 가구들 조립하고 정리 정돈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어 이제 편안하게 쓸 만한 공간이 되었다. 클리닉 소개는 이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 지난 이월 아미시 마을에 가 샀던 단풍나무 판자가 두어 달만에 생각보다 근사한 모습으로 변신한 것부터 선보이기로 한다.


<Monday 2/22/2016: 아미시 마을에서 단풍나무 판자를 사다>


<Friday 2/26/2016: 탁자가 올려질 리셉션 벽>


<Monday 4/4/2016: 왼쪽은 탁자를 받칠 박스 형태의 틀, 오른쪽은 탁자가 될 판자>


<Thursday 4/14/2016: 드디어 탁자가 올려지다>



<Sunday 4/17/2016: 회색 일색의 벽에서 빛을 발하는 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