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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식구

WallytheCat 2019. 6. 23. 02:05


<Wednesday 6/12/2019>


평생을 책임지며 잘 보살펴야 한다는 의미로 볼 때, 누군가를 집으로 들인다는 일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반 년을 친구 없이 혼자 외롭게 지내는 '산'이를 지켜보며, 일찍 세상을 떠나 버린 산이의 형제 '강'이를 대신해 친구를 하나 찾긴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긴 했다. '강'이와 '산'이를 찾았던 입양싸이트를 뒤지던 며칠 후, 이 세 가지 색을 지닌 발랄한 새끼고양이를 봤을 때, 이 아이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연락을 취했다. 다음 날 당장 오지 않으면 대기 중인 다른 사람들한테 입양을 시켜야 한다는 걸, 오래 전부터 예정된 며칠 간의 여행을 마친 후 갈테니 기다려 달라고 부탁해, 8시간을 운전해 귀가한 날 아침 (6/10/2019), 폭우가 쏟아지는 길 한 시간 반을 다시 운전해, 입양 절차를 마치고 데려온 아이다. 2019년 3월 20일생이니, 이제 태어난지 겨우 석 달 되었다.


보호소에서 다섯 형제 자매가 브래디 번치(Brady Bunch)란 오래 전 티비 시리즈물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불리웠던 모양인데, 그 중 이 아이는 마샤(Marsia)로 불리웠다고 했다. 그 이름 대신 부르기 쉬운 이름은 없을까 하다 그냥 '애기' 혹은 '아기'로 부를까 한다. 영문 이름으로 아가타(Agatha)의 애칭이 애기(Aggie)이니, 나름 귀여운 느낌도 든다. 며칠 '애기야' 라고 부르다, 문득 내 외할머니의 호적 이름이 바로 그 '애기'였단 기억이 났다. 물론 여자 아이라고 호적에 그리 성의 없이 아무 이름이나 올린 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이 아이는 내 외할머니의 이름을 물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