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눈이 올 거라는 예보는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예보 내용은, 밤에 비가 내리다 기온이 떨어져 눈으로 변할 것이며, 눈은 바닥을 살짝 덮을 정도일 거라 했다. 서리 정도의 가벼운 눈이라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다 깜짝 놀랐다. 내 옆에서 커튼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냥이 아기(Augie)의 눈이 엄청 커지며 놀라는 표정이라니. 마치 과장되게 그려 놓은 만화영화 속 냥이 같았다. 나는 무척 놀라기는 했지만 세상을 환하게 덮어버린 그득한 눈을 보자니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지난겨울 실컷 보았건만 겨울이 다 가기 전에 한번 더 이런 눈을 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기까지 했는데, 이제 그 바람이 이루어져 매우 흡족한 느낌이 들었다. 길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