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현무암이 흔해 현무암 돌담이 흔하듯, 내가 사는 곳에는 석회암(limestone)이 흔해 석회암 돌담이 흔하다. 석회암의 강도가 3-4이니 단단한 돌은 아니지만 집 외장, 벽난로 외장, 담장 등에 많이 쓰인다. 석회암은 작은 조개껍질이나 물고기 등의 화석으로 가득해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오래된 듯 허물어져 가는 석회암 돌담을 어디 다른 곳을 지나다 보았다면, 고색창연하니 멋스럽다며 지나칠 수도 있겠으나, 이것이 내가 사는 테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주위 환경을 돌보지 않고 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서서히 무너져가는 담을 보며 심란하여, 헐고 새로 반듯하게 돌을 쌓는 상상을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그런 세월이 아마도 십 년은 족히 되었을 것이다. 겨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