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두 번째 주, 산 넘고 물 건너는 먼 길을 마다 않고 친구 가족이 방문했다. 2016년 초가을, 서울서 스치듯 잠깐 만나 점심을 먹고 헤어진 이래 처음 보는 것이니 설레고 반가운 마음 앞섰지만, 팬데믹 이후 처음 집으로 손님을 맞는지라 이런저런 걱정도 되었다. 뭐니 뭐니 해도 손님맞이의 준비는 청소와 빨래로 시작하고, 손님이 떠난 후 역시 청소와 빨래로 마무리 되는 것 아니겠는가. 세탁을 해서 보관을 했던 것이긴 하지만 벌써 몇 년 전이었을 것이니, 이부자리 빨래를 새로 했다. 빨래야 세탁기가 해주는 거지만 게으른 몸을 움직여 안 쓰던 빈 방들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 청소는 내게 늘 하기 싫은 숙제다. 안경 끼고 천장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니 먼지는 물론이고 마치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키는 거미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