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월 말 일주일 휴가를 냈었다. 앞뒤 주말을 끼니 꼭 열흘이 되었다. 몇 달 전 휴가 날짜를 정했을 때는 철 지나 인적이 드문 바닷가 어디로 여행이나 다녀올까 싶었다. 막상 시일이 다가오자 설레기는커녕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고양이들을 돌봐줄 적당한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것은 물론, 여행지를 찾고, 숙소를 찾고, 짐을 챙겨 떠나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 이런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여행은 무슨 여행인가 싶어 쉽게 포기가 되었다. 길어지는 코로나바이러스 시국이 날 완전 집순이로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여행을 포기하는 대신 뭔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는 일을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전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일, 몸은 힘들어 고달픈데 일의 과정을 지켜보며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일 같은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