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1일, 오랫동안 함께 하던 에스프레소 기계가 동작을 멈췄다. 연결해 쓰는 변압기가 멈췄으니 에스프레소 기계도 함께 망가진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수명도 짧고 가격도 만만치 않은 덩치 큰 변압기를 또다시 사고 싶지는 않아서 차라리 새 에스프레소 기계를 알아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의 매 아침을 시작하는데 일조하던 자동 커피 기계가 동작을 멈추자 그것을 잃은 슬픔도 잠시,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아침이 몹시 번거로워졌다. 지하실에서 오랫동안 잠자던 드립 커피 메이커가 부엌으로 올라왔다. 그 외, 종이 필터를 올리고, 커피를 그라인더에 갈아 계량스푼으로 계산해 필터 위에 넣고, 그에 맞춰 물을 적당히 부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 이어졌다. 긴 노력의 대가로 얻어진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