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가는 집을 하나 갖고 있다는 건, 어느 아는 사람의 말대로 '돈 먹는 하마' 한 마리와 함께 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것 맞다. 더구나 내가 배워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경우에는 몇 년 간 계획하다 망설이다를 반복하다 결국에는 실행에 옮겨야 하는 시기를 맞이해야 한다. 새 페인트칠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 새 외장재로 단장을 해야 할 시기의 도래 같은 것 말이다. 나무로 외장마감이 되어있는 집이 수십 년 나이를 먹은 데다 손이 닿지 않는 이층 꼭대기에 딱따구리가 뚫어 놓은 두 개의 구멍은 작은 새들이 둥지를 틀기에 아주 적합했던 모양으로, 새끼새들이 부화해 지지배배 지저귀다 종국에는 나는 법까지를 배워 집을 나가는 일이, 지난 몇 년째 아마도 수십 번은 반복되었을 거다. 새들이 커가는 소리는 집안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