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A Camel Bathing

WallytheCat 2018. 11. 24. 20:51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11/11/20 03:28 WallytheCat


어느 덧 다시 한 해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더 이상은 더운 날씨를 견딜 수 없다며 모두가 와글거리자 슬그머니 뜨거운 기운이 수그러들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두어 주 되었다. 낮기온은 섭씨 삼십여 도, 밤기온은 이십여 도 정도된다. 앞으로 기온이 좀 더 떨어지긴 하겠지만, 바야흐로 사막에도 살만한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 다섯 달 정도는 날씨 불평 안 해도 되는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오전에 이 길을 지나면 대개는 낙타를 만날 수 있다. 오늘은 오후가 되어서야 길을 떠나 혹시나 했는데 운 좋게도 그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어슬렁거리는 낙타 몇을 보았다. 날씨가 좋아져 그런지 그들의 삶도 더울 때보다야 훨씬 편안해 보인다. 이 낙타는 이제 겨우 새끼 티를 벗은 듯 덩치가 그리 크지 않다. 얼굴이며 털이며, 아직 여려 보인다.




이 덩치 큰 낙타는 처음 보았을 때, 턱까지도 땅에 납작하게 대고 주저 앉아 있어서, 혹시나 죽은 줄 알고 섬뜩 놀랐다. 사람이 온 것을 보더니, 아주 느린 동작으로 고개를 들어 마주보더니 눈인사를 나누자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그가 살아있는 걸 알아챘다. 휴~!



한참을 내게 그윽하고 친절한 눈길을 전하던 낙타는 순식간에 자신의 몸을 옆으로 뉘여서는 등이며 옆구리며를 흙에 마구 비벼댄다. 그 동작이 어찌나 빠르던지 놀랐다. 덩치가 덩치인지라 그 주변에는 뽀얀 먼지가 안개처럼 인다. 한동안 그렇게 모래로 목욕을 하더니만, 가볍게 착지를 하고는 다리를 접어 앉는다. 전혀 그런 수선을 떤 적 없다는 양 시치미를 떼고는 다시 우아한 표정으로 앉아 쉬는 동작을 취한다. 



그들과 일별하고, 거기서 멀지 않은 리조트 식당에 가서 바베큐한 양고기와 새우 마쌀라(카레)를 늦은 점심으로 먹고는, 약간의 곡차를 차에 채워 넣은 후 귀가하는 것으로 주말을 마감했다. 




<Saturday 11/19/2011, 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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