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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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ytheCat 2018. 11. 24. 23:03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12/07/04 20:29 WallytheCat


2001년 8월 말부터 지금까지, 아랍에미리트 하고도 샤자(Sharjah)에서 꼭 십일 년을 살았다. 역마살을 이마에 새기고 사는 사람들 치고는 오래, 잘 버티어 내었다. 장하다. 물론 엄밀히 계산하고 따져 보자면야 매해 두세 달 방학 때는 미국, 한국, 혹은 다른 나라들에 여행도 다녔지만, 샤자를 내 삶의 주된 터전으로 삼아 지내왔다는 의미다.

십 년째 되던 지난 해부터 자꾸 이곳을 떠나라는, 떠나야 한다는, 떠날 때가 되었다는 신호를 내 마음에서, 남편의 마음에서, 또 둘러싼 환경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에서 읽었건만 조금 더 버티어 보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일 년을 더 살았다. 신호가 잦아들거나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더 강한 신호들로 다가오는 거였다.

이제 변화를 가질 때다. 앉은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움직여 다른 자리를 찾아 앉을 때다. 마음을 한 가지로 모아 정리하고 정하고 나니, 조금 흥분되고, 조금 걱정되고, 조금 설렌다.



남편은 아직 여름 학기까지 가르치는 중이라 여전히 바쁘고, 나는 그 간 학교 일로 바빠 전혀 둘러보지도, 앉아보지도 못했던 '내' 작업 책상에 앉아 '내' 일을 한지 몇 주 된다. 다음 날 일어날 시간을 걱정하지 않고, 밤을 새우며 나만의 일을 한다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는 중이다.


지난 십일 년 간 내 샤자의 삶에 도움을 주며 함께 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추린다. 벌써 많은 것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하고, 버리기도 했다.


<July 2012, American University of Sharjah, 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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