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 @the World

중국 서안: 길 위에서

WallytheCat 2018. 11. 25. 01:43

Peeping@theWorld/Days Traveling 2016/10/04 04:27 WallytheCat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서 시카고까지의 비행시간은 90여 분에 불과한데 시카고 공항에서 무려 아홉 시간을, 인천에 도착해 다시 여섯 시간을 기다려 서안행 비행기를 타야했던 일정은, 여행 초장부터 사람을 꽤나 피곤하고 지치게 했다. 도합 40여 시간이 걸린 후에야 최종 목적지인 중국 서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안 도착 몇십 분 전부터 눈 아래, 지금까지 내가 오랫동안 상상하던 대륙의 모습을 전혀 배반하지 않으며 장엄함을 그득하게 품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그 간 심신에 꾸덕꾸덕 쌓였던 피로를 다소 풀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인천-시안행 비행기에는 탑승객이 많지 않아 거의 텅텅 비어 한적한 모습이었다.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짐 가방 두 개 중 하나는 서안 공항에 도착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하는 여행이니 좀 봐줘도 되련만 여전히 나의 여행에 모험이란 재미를 빠뜨릴 수는 없던 모양이다. 언제 어디서든 정신줄 놓고 살지 말라는 경고인 걸까.

연결되는 비행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짧거나 할 때 종종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다음 날 조카의 결혼식에 필요한 복장이 문제다. 남편은 상의와 타이가, 나는 신발이 없었다. 서안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사돈의 도움으로, 돌아다니며 필요한 걸 샀다. 난 신발을 사 짐을 늘리고 싶지는 않았던 터라, 좀 크긴 하지만 사돈의 힐 한 켤레를 빌려 신기로 해 해결했다. 


<Friday 9/2/2016>


길을 잃었던 가방은 이틀 후인 일요일 서안공항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음 날인 월요일 나와 다시 만난 가방이 더러웠던 건 물론이며 여기저기 깊이 긁히기까지 해, 이 공항 저 공항 구석에서 구박을 받으며 험한 꼴을 겪었을 며칠 간의 모습이 절로 상상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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