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위 시멘트 바닥 등은 새로 구입한 파워워시(power wash) 기계를 이용해 두 번에 걸쳐 제법 말끔하게 청소가 되었는데, 석회암(limestone)으로 된 집 옆 벽면은 호스가 짧아 포기를 해야 했다. 주문한 호스가 도착하고도 몇 주는 뜸을 들인 것 같다. 때는 꼭 주말이어야 했고, 비가 오지 않는 쨍하게 더운 날이어야 한 데다, 긴 호스와 긴 전깃줄을 질질 끌고 다니며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살짝 마음에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었다. 그래도 결국 마음을 먹어야 하는 날이 오긴 했다. 무척 더운 주말 오후에 큰 마음먹고 집 밖에 나가 청소를 시작했다.
보기에도 다소 푸석해 보이는 석회암은 이 근방에서 흔한 돌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라나 조개껍질 등의 다양한 화석이 박혀 있는 게 보여 의외로 재미난 돌이다. 하지만 단단하지 않으니 때가 잘 낀다는 단점도 있다. 하긴 단 한 번도 이 벽을 청소하겠다는 시도를 해본 적도 없으면서 때가 잘 낀다 아니다를 논하는 것도 좀 우습다. 두어 해 전, 이 벽의 물때를 어떻게 벗겨야 하는 지를 소위 외장재 전문가에게 물어도 시원한 답을 못 들었는데, 파워워시 기계를 한번 쓰윽 갖다 댔더니 물때가 금방 벗겨지는 게 아닌가. 살면서 늘, 날마다 뭔가를 배운다.



수십 년 묵은 때가 대략 두어 시간의 노고 후에 시원스레 벗겨졌다. 물을 좀 많이 썼다는 부담감과 죄책감을 걷어 낸다면야 청소 후 느끼는 뿌듯함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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