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일주일쯤 전부터 날씨가 험할 것이라는 경고를 듣고 보긴 했지만 눈이 얼마나 내릴 것이란 예측은, 2인치부터 12-15인치까지, 분분했다. 날씨도 엄청 추워질 것이라니, 냉난방 모두를 전기로 쓰는 상황에서, 전기의 수요가 급증하거나 날씨의 영향으로 사고가 발생해 공급이 중단되면 어쩌나 싶어 걱정이 되긴 했다. 혹여 그런 일이 있으면 여름내 모아놓은 장작을 때고, 그도 다 떨어지면 나무로 된 가구를 태워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각오까지 하긴 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전기가 끊기지는 않았다.




토요일(1/24) 늦은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일요일(1/25) 오후까지 계속 내렸다. 대략 8-9인치 정도가 되니 그쳤다. 뒷마당이야 그냥 둬도 무방하지만, 사람과 차가 드나들어야 하는 앞마당은 처지가 다르다. 내가 먼저 나가 길을 터야겠다 생각하고 호기롭게 차고 문을 열긴 열었는데, 막상 이곳저곳 경계가 없이 하얗고 깊게 쌓인 눈을 마주하자니 대략 심란했다. 한 40여분 삽질을 하니 팔다리가 후들거렸고, 겨우 한 사람 지나들 길은 트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분 없이 풀풀 날리는 가벼운 눈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집안으로 들어오니, 아무래도 자기도 나가야겠다 싶었던지 남편이 나가 차 하나 드나들 만큼의 길을 확보했다. 일요일 밤 눈이 조금 더 내렸다. 가장 높은 단계인 3단계 비상사태(Level 3 Snow Emergency)가 내려져, 위급 상황 외에는 집에 있어야 한다 해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집에서 억지로 쉬는 중이다. 오늘로 나흘째 집에 있는 중이다. 내일은 일하러 나갈 수 있으려나는 아직 모르겠다. 이번 주는 그저 편하게 마음먹고 날씨가 허락하는 대로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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