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겨울 한 가운데

WallytheCat 2026. 1. 12. 01:28

손가락 끝이 터서 쩍쩍 갈라져 쓰린 겨울의 한가운데 서 있을 즈음이면 늘 문득, 뭣하러 이리 추운 곳에서 살고 있는 걸까 싶은 회한이 들곤 한다. 어디서 산들 장단점이 있는 것이니, 옮기느라 힘들게 수선 떨지 말고 살던 곳에서 사는 게 맞는 거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삶을 진행 중이다. 이 한 몸 건사하는 것도 쉬는 일은 아닌데, 그 와중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많은 정치적 일들로 불안 불안하다. 

며칠 전, 아는 이가 연말 쉬는 기간에 김치만두가 먹고 싶어 만들어서는 2-3일을 만두만 먹었다며, 그때 만든 만두를 냉동해 갖다 주었다. 만두는 거의 왕만두 정도 크기였다. 그날 저녁 바로 찜통에 몇 개 쪄 저녁으로 먹었다. 만두피도 집에서 빚어 만든 모양이었다. 소박한 재료에 화려한 양념 없이 슴슴한 맛의 집 만두가 어찌나 매력적인지 다음날 나머지도 다 먹어 치웠다. 

나도 집에서 비슷한 재료를 넣어 만두를 빚어 볼까 말까를 잠시 망설이다 시작은 했는데, 만두피를 직접 만드는 수고까지는 하고 싶지 않아 쌀종이를 써 몇 개 만들어 봤는데, 쌀종이 만두의 문제는 서로 살짝 닿기만 해도 구멍이 뚫린다는 문제가 있어 많은 양을 냉동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결국 다음 날 마트에 가 만두피를 사서 세 시간여 걸려 133개의 만두 작업을 마쳤다. 생각해 보니 예전 아랍에 살 때 만두를 종종 빚었던 것 같다. 그러니 십수 년 만에 다시 해보는 일이었다. 만두가 어떤 맛일지는 아직 모른다. 오늘 저녁 몇 개 군만두로 만들어 맛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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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01/10/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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