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in UAE 2006/10/30 13:08 WallytheCat
항상 밤 늦게까지 깨어있고, 아침에는 일어나지 못해 힘들어 하는 한 친구한테 그 남편이 항상 외치는 구호는, '남들처럼 살자'이다. 남들 밥 먹을 때 먹고, 남들 잘 때 같이 자자는 호소인 거다. 나도 '남들처럼' 살지는 못하는 축에 드는 이유로 그 구호의 외침을 전해 들을 때 마다 조금씩 뜨끔하다. 세상 에너지가 고갈되어, 일정 시간이 되면 디벼 자야한다는 싸이렌이 울리며 정전이 되는, 그리하여 캄캄한 밤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잠자는 일이 되어야 하는 시절이 온다면야 나도 그리하겠지만, 아직은 내가 사는 집까지 발전된 전기가 무리없이 배달되어 전등을 켜고 살 수 있으니 꼭 그래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아서일까.
서두가 장황하지만 얘기의 요점은, 아랍으로 돌아와서 이제야 몸이 제대로 작동되는 것 같아 기쁘다는 소리를 전함이다. 정상적으로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났으니 하는 말이다. 드디어 나도 '남들처럼'의 대열에 끼어 들었다. 일어나 이층에서 아랫층으로 내려 오려는 데,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새끼 손가락보다 더 작고 납작한 도마뱀이다. 몸이 허여멀건 분홍과 아이보리색이라 거의 투명해 보이는, 여기선 겍코(Gecko)라 부르는 흔한 도마뱀이다. 벽에 착 붙어있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의 출현에 놀란 녀석은 급하게 도망친다는 것이, 마치 내 앞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한 계단씩, 두 계단씩 앞서 가고 있다. 마음이 급하니 뒹굴기도 하면서 말이다. 녀석을 잡으려고 하면야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두기로 한다. 새벽에 소란을 피우는 것도 내키는 일이 아니고, 녀석이 집안에서 하는 일이란 게 작은 벌레를 잡아 먹는 일이니 유익한 일 아닌가 싶어서. 또 잡다가 잘려진 꼬리만 남겨져 파닥거리는 걸 목격하는 일도 유쾌한 일이 아닐 것 같다.
커피 그라인더에 새로 갈아 낸 커피와 미국서 공수해 온 베이글 하나를 놓고 앉아 '프레시안' 늬우스 싸이트를 열었다. (잠재적 테러리스트였던 내 짐가방 두 개는 거의 베이글로 채워져 있었다. 가방을 열어 본 검색 요원이 아마도 황당한 끝에 박장대소를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채식하면 안전할까... 광우병의 모든 것 알려주마' 이런 제목의 기사를 읽는다. 대답은 명쾌하게도(?) '채식을 해도 전혀 안전하지 못하다'이다. 광우병에 걸린 동물의 배설물(닭똥)이 채소의 비료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돼지에게선 아직 그 증상을 보지 못했으나 그 이유는 병이 나타나기 전에 잡아 먹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난 소의 젖에서 추출해 낸 기름(버터)을 바른 베이글을 맛있게 먹으며 그 기사를 읽는다. 내게 그에 대한 특별한 대비책도 대안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나도 광우병의 잠복기 상태에 든 건지도 알 수 없다.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수 밖에...
늬우스 읽기를 접고, 블로구에 글이나 한 토막 올리기로 마음먹고 앉는다.
서두가 장황하지만 얘기의 요점은, 아랍으로 돌아와서 이제야 몸이 제대로 작동되는 것 같아 기쁘다는 소리를 전함이다. 정상적으로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났으니 하는 말이다. 드디어 나도 '남들처럼'의 대열에 끼어 들었다. 일어나 이층에서 아랫층으로 내려 오려는 데,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새끼 손가락보다 더 작고 납작한 도마뱀이다. 몸이 허여멀건 분홍과 아이보리색이라 거의 투명해 보이는, 여기선 겍코(Gecko)라 부르는 흔한 도마뱀이다. 벽에 착 붙어있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의 출현에 놀란 녀석은 급하게 도망친다는 것이, 마치 내 앞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한 계단씩, 두 계단씩 앞서 가고 있다. 마음이 급하니 뒹굴기도 하면서 말이다. 녀석을 잡으려고 하면야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두기로 한다. 새벽에 소란을 피우는 것도 내키는 일이 아니고, 녀석이 집안에서 하는 일이란 게 작은 벌레를 잡아 먹는 일이니 유익한 일 아닌가 싶어서. 또 잡다가 잘려진 꼬리만 남겨져 파닥거리는 걸 목격하는 일도 유쾌한 일이 아닐 것 같다.
커피 그라인더에 새로 갈아 낸 커피와 미국서 공수해 온 베이글 하나를 놓고 앉아 '프레시안' 늬우스 싸이트를 열었다. (잠재적 테러리스트였던 내 짐가방 두 개는 거의 베이글로 채워져 있었다. 가방을 열어 본 검색 요원이 아마도 황당한 끝에 박장대소를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채식하면 안전할까... 광우병의 모든 것 알려주마' 이런 제목의 기사를 읽는다. 대답은 명쾌하게도(?) '채식을 해도 전혀 안전하지 못하다'이다. 광우병에 걸린 동물의 배설물(닭똥)이 채소의 비료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돼지에게선 아직 그 증상을 보지 못했으나 그 이유는 병이 나타나기 전에 잡아 먹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난 소의 젖에서 추출해 낸 기름(버터)을 바른 베이글을 맛있게 먹으며 그 기사를 읽는다. 내게 그에 대한 특별한 대비책도 대안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나도 광우병의 잠복기 상태에 든 건지도 알 수 없다.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수 밖에...
늬우스 읽기를 접고, 블로구에 글이나 한 토막 올리기로 마음먹고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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