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도 더 된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미국에 간 것도 처음이었고, 오하이오 주의 쨍한 겨울 추위를 접한 것도 처음이었다. 도시도 아닌 한적한 시골인 데다 사람도 물도 음식도 심지어 언어까지도 낯설었다. 며칠 지내다 보니 밥과 김치 생각이 굴뚝 같이 들었던 기억도 난다. 그러던 중 새해 첫날 아침식사에 초대받아 셋째 시누이 집에 갔다. 그 집에 들어서자 몹시 익숙한, 마치 시어 터진 김치로 끓인 듯한 김치찌개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한 것 아니겠는가. 알고 보니, 그 집에서는 새해 첫 식사로 사우어크라우트에 돼지갈빗살을 넣어 함께 끓인 걸 먹곤 하는데 바로 그 냄새였던 것이다. 고춧가루 대신 후춧가루 팍팍 뿌려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대개 사우어크라우트는 병에 담긴 걸 마트에서 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