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재외선거 관리' 문제 많다

WallytheCat 2018. 11. 24. 23:20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12/08/01 14:17 WallytheCat


2012년 7월 31일 화요일, 1:30 pm
'주 두바이 대한민국 총영사관'엘 갔다. 며칠 후 미국으로 가기 전에, 오는 12월 있을 대통령선거 참여를 위한 재외선거 신청을 하고 싶어서였다. 며칠 후부터는 미국에서 거주하게 될 거라는 내 설명을 들은 직원은, 그럼 여기서 신청할 수 없고, 새 거주지인 미국의 해당 공관에 가서 신청을 해야 한다는 거였다. 내가 듣던 거랑은 다르네,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직원이 그리 말하며 신청을 받지 않으니,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 집으로 올 밖에.

앞으로 내가 살게 될 곳은 미국 오하이오주다. 뒤져보니, 미국 본토에는 모두 10개의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있고, 내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해당 공관은 시카고 총영사관이 되는데, 자동차로는 편도 6시간이 넘으니 대략 왕복 13시간을 운전해 선거 참여 신청을 하고, 또 다시 날을 잡아 13시간을 운전해 투표를 하러 다녀와야 한다는 결론이다. 지난번 총선 재외선거 투표율은 2-3% 정도였단다. 투표율이 그리 낮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투표 장소가 너무 멀어 쉽게 공관을 방문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였던 건 아닐까. 내가 미국에 살며, 투표 신청을 하러 가거나 실제로 투표를 하러 가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은 미리 나온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재외선거 중앙관리위원회'란 싸이트를 뒤져가며 읽으니, "투표는 재외투표소가 설치된 세계 어느 공관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국외부재자 신고와 재외선거인 등록신청도 세계 어느 공관에서나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되어 있다.

재외 투표 신고는 했으되, 12월 한국에 들어가 투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해서는 아래와 같이 명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공관이 다 다르게 일을 하니, 투표용지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므로, 12월에 내가 한국에 들어가 투표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 역시 현재로서는 몹시 불투명 하다는 거다.

"국외 거소에서 우편으로 재외투표용지를 받은 재외선거인등이 재외투표기간에 재외투표소에서 투표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재외투표 용지 등을 가지고 대한민국에 들어와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 설치, 운영되는 국내의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외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작성, 교부하는 경우에는 재외투표소에서 투표를 해야 하며, 귀국해서는 투표할 수 없습니다."

문제점을 개선해서 우편으로 투표를 하는 방법이라도 채택하면 안 되나, 많은 국가 예산을 들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지는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고, 기분 씁쓸하다. 우선은 재외 공관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 아닌가 싶다.

2012년 8월 1일 수요일
이제 곧 '주 두바이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어제 일을 다시 의논해야겠다. 어제 당신이 업무를 잘못 처리한 것이니, 오늘 내가 다시 가게되면 신청 접수를 받으라고. 8시 반부터 근무라는데 9시가 되어도 전화를 안 받네.

오전 9시 40분, 직원과 어렵사리 통화. 어제 내가 '한국에 가서 투표를 하고 싶다고 해서, 미국에 가서 신청을 하라고 했다'나. 얘기가 어제랑은 살짝 다르다. 설령 내가 잘 몰라 무리한 요구나 질문을 했다해도 알아 들을 수 있게 잘 설명해 주는 게 직원이 할 일 아닌가. 어찌 같은 일로 두 번 발걸음을 하게 하나. 어쨌거나 신청은 어느 공관에서나 가능하다며 다시 와서 신청을 하란다.

떠날 짐 싸다가 서둘러 다시 오후 1시 반에 맞춰 갔다. 오전에 전화를 한 것도 그렇고, 내 태도가 선거에 관해 자기 생각보다 무척 진지하단 걸 눈치 챘던지, 오늘은 무척 친절하다. 워낙에 친절한 사람이었는데, 어제는 왜 그랬을까. 나와의 일 이후 다시 공부를 했는지, 아니면 이미 알고 있던 걸 어제는 내게 상세하게 이야기 안 해 줬던 건지는 모르지만, 이유가 후자라면 어제 그리 설명을 상세히 했으면 내가 두 번 걸음 하는 일 없었을 텐데. 좀 기다려 접수증을 받아 그곳을 떠났다.

12월 5일부터 10일까지의 재외 선거 기간에 시간이 맞아 시카고를 가든 워싱턴디씨를 가든 투표를 하게 되면 운이 좋은 거고,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도저히 그럴 수 없게 되면, 어제 오늘 이틀에 걸친 나의 노력은 헛수고가 되는 거겠다.

재외선거 등록신청 기간: 2012년 7월 22일 - 10월 20일
신청방법: 공관을 직접 방문하여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서 제출(우편신청 불가)

재외선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FAQ 주소:
http://ok.nec.go.kr/global/cts/view.do?menuNo=110337&lang=ko


<지난 2012년 3월 30일, 주 두바이 총영사관에서 총선 투표를 마치고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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