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in Ohio 2006/08/19 13:48 WallytheCat
몇년 전부터 애용하던 콜럼부스시 지도가, 접힌 모서리마다 너덜너덜 헤졌다. 당분간 혼자 운전해 다니려면, 차 안에 네비게이팅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 지도를 보며 찾아다녀야 해서 버릴 수도 없다. 게다가 낡은 모습이 지도의 연륜을 말해 주는 것 같아 정도 좀 들어서 새 것과 바꾸고 싶지도 않고. 모서리마다 잘 모아 다시 테이프로 붙였다.
그걸 붙이고 있으려니 예전에 한국에 살 때, 난 종종 운전사가 되고, 운전을 안 하든지 못 하든지 하던 친구는 나보다 길을 잘 알아, 조수석에서 길을 가르쳐 주며 한 팀이 되었던 생각이 난다. '똑바로 가라'나 '직진' 혹은 '유턴'에 대해선 의사소통이 잘 되었다. 문제는 항상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가라고 할 때다. 매번 말로는 오른쪽이라 하며 손은 왼쪽을, 혹은 왼쪽이라 하며 손은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말로 해서 그런가 보다며 영어로 '롸이트~' '레프트~' 해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그녀랑 나만 그러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내 개인 통계로 볼때 남자보다는 주로 여자들이 그 문제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인만 그러냐 하면 또 여기 사는 미국 여자들도 똑같은 걸 수도 없이 보았다. 모든 여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많은 여자들의 두뇌에는 왼쪽, 오른쪽을 지시하는 방향감각의 인자가 좀 다르게 박힌 듯...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니 그 정도가 뭐 문제가 되랴.
이 테이프도 다 닳아 지도가 분리되는 날 콜럼부스시 구석구석을 다 외우고 있으리라. 그저 희망사항으로 끝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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