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집 외장공사를 하던 중 공사 책임자인 F 씨가 질문이 있다며 나를 집밖으로 불러냈다. 뒷마당 벽 한 구석에 어지럽게 자리한 한 뭉치의 인터넷 케이블을 보여주며 어떤 것이 현재 사용 중인 것인지를 물었다. 사용 중인 것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잘라내 깔끔하게 처리하고 싶었던 게다. 내가 보기에 다른 쪽 구석 벽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간 게 현재 사용 중인 것이니 그 뭉치는 다 잘라 없애도 된다고 말해 주었다. F 씨는 내게 여러 번 확인했고, 나는 단호하게 "걱정 말고 자르라"라고 말했다. 그가 케이블들을 다 잘라낸 후 집안으로 들어가 그래도 혹여나 싶어 인터넷을 확인하니, 인터넷 연결이 사라지고 없다. 그 어지럽게 얽혀있던 케이블 중 한 가닥이 현재 사용 중인 인터넷 선과도 연결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