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공사를 직접 하며 배운 게 많다. 고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낡은 것을 해체하고 걷어내야 하는 지난하고 재미없는 일차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몇 번 뜯어본 후로는 뜯어내는 일이 겁 나기도 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자연적 노후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만, 엉터리 공사로 대충 마감해 덮어 놓은 장면들을 목격할 때면 씁쓸하기도, 화가 나기도 하니 말이다. 엉터리 공사를 해놓은 곳은 일이 몇 배 많아지고 복잡해짐은 물론이다. 공사를 했던 이가 누구인지도 아는 경우, 그 사람을 기억에 떠올려야 할 때는 다소의 괴로움과 용서의 과정까지도 수반한다. ㅎㅎ 마지막 남은 샤워실 수리를 시작할 때, 금이 간 바닥 타일 몇 개를 뜯어내고 새 것으로 교체할까 말까를 두고 고민을 했다. 단지 작은 타일 몇 개를 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