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Traveling 2007/02/13 14:50 WallytheCat
배가 통통거리며 모퉁이 몇 개를 돌았나 보다. 어느 한 지점에 다다르니 갑자기 돌고래들이 나타난다. 푸푸 소리를 내며 호흡을 가르는 돌고래, 날렵한 몸을 허공에 번쩍 들어올렸다 다시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가는 돌고래, 사람들과 교감하고 장난을 치러 왔다는 듯 장난끼 가득하게 목청을 높여 끼득끼득 소리를 내는 돌고래들로 사방이 왁자지껄해 진다. 파장에 민감한 그들은 사람들의 휘파람 소리, 손뼉 마주치는 소리, 감탄하며 내지르는 소리에 분명 활기차게 반응해 온다.
돌고래, 멋지다. 돌고래를 구경하느라 배의 이쪽 저쪽으로 한참을 뛰어 다녔더니 배멀미가 다 난다.
저 멀리 작은 마을이 하나 보인다. 스무 가구 남짓, 베두인이 산다는 마을이다. 물저장 탱크도 보이고, 전깃줄도 보이는 게 전기도 공급이 되는 모양이다. 가이드 말로는 마을 뒤 험한 산 위로 길이 나 있지는 않아서, 마을 사람들이 외지로 나가려면 뱃길을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물가에 작은 배들이 제법 여러 척 쉬고 있다. 인구 분포는 어떤지, 아이들을 위한 학교같은 게 있는지, 무얼 주식으로 먹고 사는지, 결혼같은 건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 게 많았지만 묻지는 않았다. 잠시 궁금하다는 이유로 물어서 뭘할 건가 싶기도 해서...
바위산 꼭대기에 굳은 듯이 앉아 세상을 내려다 보는 매(Falcon)의 모습이 종종 보인다. 물 속의 먹잇감을 노리고 앉아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강인하고 의연해 보인다.
한 시간여를 통통거리며 다니던 배가 잠시 멈추어 물 속에 사는 것들을 구경시킨다. 화려한 색을 지닌 이름모를 물고기 떼며, 해파리, 가오리, 상어 등이 보인다.
저만치 상어 한 마리가 지나간다.
다시 배는 통통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하고, 언젠가부터 풍경 사진을 찍으려 할 때 마다 내 사진기 화면 속에 나타나 떡 버티고 선 웃통 벗은 독일 아저씨의 옆 모습. 흠... 어쩌랴, 자연인으로 오늘 하루 햇살을 만끽하겠다는 데야. 싫은 소리도 말 것이며 싫은 내색도 말 것이여.
어찌되었든 그 외 자연은 너무나 아름답기만 해서 불평 한 마디 내뱉을 수가 없다. 사막의 끝 바다에 난데없이 솟아오른 산들. 어떤 산은 해발 1800미터가 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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