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친구가 되고 싶어...

WallytheCat 2018. 11. 21. 12:51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07/10/10 04:46 WallytheCat


아침에 일어나며 커튼을 열어젖히던 남편이 유쾌하게 웃으며 밖을 내다 보라고 한다. 도대체 뭘 보라나 싶어 졸린 눈으로 힐끔 보았지만 평상시와 다른 게 없는 것 같아 시선을 거두고 만다. 조금 더 자세히 보라는 채근에 좋지도 않은 눈에 좀 더 힘을 주어, 혹시나 비나 눈 같은 거라도 내린다는 걸까 싶어, 긴장까지 조금 보태 다시 내다 보기로 한다.




다시 살펴 보니, 맙소사, 지난번 물세례에 놀라고 가시에까지 긁히며 줄행랑을 놓던 이 동네 누군가의 누런 고양이가... 화분 속에 들어 있다. 아침에는 반쯤만 정신을 매단 채 몽롱한 상태로 지내는 게 대부분인데, 이른 아침에 이리도 일순간에 정신이 번쩍 들어보기는 또 오랜만인 것 같다, 그것도 호탕한 웃음과 함께.

고양이는 꽃과 함께 정물이 되고 싶다는 듯이, 아니 되고야 말겠다는 듯이 그렇게, 화분 속에 꼼짝도 않고 들어 앉아 있다. 아무래도 나랑 너무나도 친구가 되고 싶은 나머지, 스스로 꽃이 되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 



유리창은 짙은 청색으로 코팅이 되어 있어, 환할 때는 분명 밖에서 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데... 날이 좀 흐려서인지 욘석은 안을 빤히 들여다 보고 있는 눈치다. 



지난번에 다리가 길어 강아지 같다고 칭찬 아닌 말 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너 이렇게 꽃과 함께 있으니 너무나 예쁜 고양이인 걸 내가 미처 몰라 보았구나. 


예쁘다고 하니 아주 만족한 듯, 이젠 아예 발 하나를 화분 턱에 '턱' 걸치며 여유있는 포즈까지 취한다.

그려, 내가 졌다. 이제부터 친구하기로 하자! 근데 그 화분 속에까지 들어간 건, 좀 지나치게 적극적이란 생각은안 들더냐? 그 화분에도 가시 많은데, 넌 그런 것도 별로 상관 안 하나 부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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