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in UAE 2011/05/21 05:15 WallytheCat
지난 연말에 인연이 닿아 그 이후부터 내 집에 함께 거주하게 된 에스프레소 기계를 나는, 사랑하게 되었다. 기계를 사랑한다니 물질숭배자의 망언 같아 듣기 좀 거북할 수 있겠지만, 진심이니 어쩌겠나. 누군가에게 그 에스프레소 기계에 관한 말이라도 할라치면 무척이나 부드러운 눈빛과 목소리로 잠시 분위기를 조성한 연후, 좋은 말만 골라서 전하곤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이제는 부엌 캐비넷 가장 높은 곳에 쳐박혀서는 내가 뱉은 배신의 언어를 다 듣고야 말았을, 그 전에 쓰던 커피 기계에 미안함을 느끼곤 한다. "김 중배의 에스프레소 기계가 그리도 좋더란 말이냐!" 라는 옛 기계의 외침도 들리는 듯 하다.
새로운 에스프레소 기계를 만나게 된 이후 달라진 점도 있다. 가까운 곳 여기저기서 구한 다양한 커피들을 시도해 보는 용기가 그것이다. 이웃 블로거 너도님을 비롯, 예멘산 커피 맛에 대한 예찬을 몇 사람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후로 예멘산 커피를 구하려 인터넷을 좀 뒤졌다. 몇 달 전 알아 두었던 예멘산 커피 수입상이라는 두바이의 한 커피 가게를 어렵사리 찾아갔더니만, 누군가 주문해서 준비해 놓은 한 자루 외에 내게 팔 예멘산 커피는 없다는 거였다.
새로운 에스프레소 기계를 만나게 된 이후 달라진 점도 있다. 가까운 곳 여기저기서 구한 다양한 커피들을 시도해 보는 용기가 그것이다. 이웃 블로거 너도님을 비롯, 예멘산 커피 맛에 대한 예찬을 몇 사람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후로 예멘산 커피를 구하려 인터넷을 좀 뒤졌다. 몇 달 전 알아 두었던 예멘산 커피 수입상이라는 두바이의 한 커피 가게를 어렵사리 찾아갔더니만, 누군가 주문해서 준비해 놓은 한 자루 외에 내게 팔 예멘산 커피는 없다는 거였다.
일주일쯤 후에 다시 연락하고 오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더운 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아 땡볕에 고생을 무지막지하게 한 후 찾아간 걸 미안해 하며, 맛이나 보라며 예멘산 커피콩 한 줌을 봉지에 넣어 준다. 그가 준 한 줌은 정확하게 한 컵 분량의 커피쯤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한 컵을 둘로 나누어 남편이랑 반 잔씩 마셨다. 나름의 독특한 향이 있는데다 부드러웠다. 부드러우나 뒷맛 없이 깔끔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Thursday 5/12/2011>
예멘산 커피 반 잔을 감질나게 맛 본 후, 같은 곳에서 사온 브라질산 커피를 한 잔 끓여 마셨다. 신선한 커피를 사기 위해 고생한 보람은 좀 있다 싶지만 여전히 구하지 못한 예멘산 커피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예멘산 커피가 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길로 달려가 한 오 킬로그램쯤 사서 실컷 마셔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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