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폭풍 속에서 한 해가 저문다

WallytheCat 2018. 11. 24. 21:15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11/12/31 20:28 WallytheCat 





뒤돌아 볼 사이도 없이 또 한 해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한 해의 마지막 주를 이리 보내고 싶지는 않았지만, 내 의지대로 살아지는 삶이라더냐. 주위 여러 사람들의 부모님, 시부모님께서 몹시 편찮으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중 가장 친한 친구의 어머님께서 어제 돌아가셨단다. 십여 년 전 내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 기억이 선명하다. 그 때도 몹시 추운 겨울 날이었다. 친구의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 내가 그 옆에서 잔일이라도 거들어 주고 싶었건만, 세상 일이란 게 뜻대로 되지 않으니, 멀리서나마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도해 드릴 밖에.  




이틀 전, 아는 이 하나가 그 전 날 밤 집에서 넘어져 출근을 못한다기에 그런 줄 알고 병문안을 갔다. 그러나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사고가 아니라 가정 폭력에 의한 것으로 보였다. 다른 곳은 멀쩡한데 얼굴의 반쪽이 온통 심하게 멍들고 부은데다 인중의 출혈은 계속되고 있었다. 미디어를 통해서나 듣던, '아는 이의 아는 이 중 누가 그랬다더라'가 아니라 매일 만나 한 지붕 아래서 같이 일하는 사람의 일이었다. 동행한 이들과 함께 그 사람을 병원으로 데려가 의사에게 보이고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머릿속에 고인 피도 없고, 안구가 상하지도 않았단다. 이 두어 개가 흔들리고 입안은 네 바늘을 꿰맬 정도의 상처가 있지만 이미 열두 시간이 지나, 꿰매면 덧날 수 있다며 그냥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의사의 소견 역시 가정 폭력에 의한 것이지 넘어져 난 상처가 아니란다.

얘기를 통해 듣는 것과 직접 증인이 되는 것의 차이는 역시 크다. 이틀이 지났건만 나는 아직 그 생생한 충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폭력에 분노함은 물론이지만 그와 동시에 혼란스럽고 공포스럽다. 우선은 그 사람 스스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사실 인정이 필요하겠고, 그 이후 비로소 주위 사람들은 그 사람이 안전하게 그 폭력에서 헤어나도록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주쯤 본인과 진지하게 대화를 해 볼 생각이다. 이에 대해 도움이 되는 조언이 있으면 나눠 주시길... 


<Friday 12/3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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