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오월의 꽃

WallytheCat 2021. 5. 26. 23:03

대부분 사월에 서로 경쟁하듯 정신없이 꽃을 피우더니, 꽃들은 잠시 쉬어가기로 한 모양이다. 꽃이 없는 마당은 텅 피어 지루해 보인다. 그 대신 녹음은 나날이 짙어지는 중이다. 오월이 시작되자마자, 늘 고고하고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는 산사나무에서 피는 꽃을 시작으로, 어여쁘지만 무겁기 한량없어 축축 늘어져 매달린 모습으로 보기에도 불편한 불두화, 향기가 화려한 라일락, 대책 없이 가는 몸매에 키까지 커 바람 불면 쓰러질 듯한 붓꽃 등이 차례로 피더니, 이제 여름이 모퉁이를 돌아 바싹 다가오는 중이다.

 

팬데믹 이후 지난 일 년 내내 휴가란 걸 낸 적이 없다는 걸 얼마 전 문득 깨달았다. 코로나바이러스 덕에 잔뜩 긴장한 채 사느라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던 걸까. 어쩐지 좀 피곤한 것 같기도 하더라니. 더 피로감을 느끼기 전에 일주일 쉬어가기로 한다. 앞뒤 주말 끼고 재향군인의 날(오월 마지막 월요일, Memorial Day)까지 끼어들게 하니 열하루 휴가다. 휴가라니 모두들 여행을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이 난세에 어디 멀리 가고 싶은 생각도 사실 없다. 미루어 둔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것들을 하며 소일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엿새 지났으니, 닷새 남았다. 시간은 뭘 해도 빠르게 간다. 

 

01234

 

0123
<Sunday 5/9/2021, 불두화 (Snowball Bush Viburnum Flower)>

 

012
<Monday 5/24/2021, 붓꽃(Dutch Iris)>

 

'Days in Ohi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기계  (0) 2021.05.30
매미의 출현  (0) 2021.05.27
Cherry Plum Flowers  (0) 2021.04.26
사월의 눈  (0) 2021.04.25
앞마당을 둘러보니  (0) 2021.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