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긴 의자 덮개

WallytheCat 2023. 3. 21. 08:15

왕년에 새것이었을 때는 현관 앞에 두고, 앉아서 신발을 신거나 벗는 용도로 쓰이다가, 좀 낡은 상태가 되자 버리기에는 아까워 지하실로 내려 보내 재봉질 때나 쓰이는 벤치다. 지하실로 내려 보낼 때만 해도 좀 낡은 정도였는데, 내가 모르던 사이 지하실에서 고양이들에게 박박 긁히기 딱 좋은 가구였던 모양이었던지, 세상에나, 네 모서리마다 발톱에 긁힌 자국이 현란하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마침 넉넉하게 사 둔 인조가죽이 있어 덮개를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네 귀퉁이 모두 똑같은 길이에 90도 각도를 딱딱 맞추고 늘어짐 없이 반듯하게 재봉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서너 번 박았다, 뜯었다를 반복하다 보니 대충 괜찮아 보이는 시점이 도래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어차피 구석마다 또 긁힐 것은 뻔한 일, 더 이상 훌륭해서 뭣하랴 싶어 작업을 멈추고 벤치에 씌워 놓았다.

01
(Before 3/17/2023)
012
(After, 3/17/2023)

일터에서 필요한 커다란 인조가죽 등받이용 쿠션 하나도 완성했다. 그 안에 두터운 스펀지를 여러 겹으로 접어 욱여넣느라, 스펀지를 넣어 재봉질이 불가능한 부분은 손바느질 하느라 힘깨나 썼다.

(인조가죽 등받이 쿠션, 29inch x 28inch, 3/19/2023)

'Days in Ohi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쌀쌀한 봄, 그래도 꽃을 피우려  (1) 2023.05.04
어영부영 봄  (2) 2023.04.24
수선화  (6) 2023.03.12
윈드차임  (4) 2023.03.06
일러도 너무 이른  (4)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