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수선화

WallytheCat 2023. 3. 12. 02:21

수선화, 매년 봄이면 앞마당 구석에 나지막이 겨우 몇 송이 피어 봄이 오기 시작했음을 알리던 꽃에 불과했다. 매년 보던 그 꽃이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수선화임을 알았을 때, 꽃의 생김새가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생뚱맞아 보여 살짝 배신감까지 드는 거였다. 영문 이름(Daffodil)의 발음은 또 수선화(水仙花)란 어여쁜 이름과는 전혀 다르게 또 어찌 그리 안 어여쁜 느낌을 주는 것인지, 소리 낼 때마다 한 호흡 멈춘 다음 말하게 된다.

작년 늦여름, 상점에서 튤립 구근을 살 때 단지 그 옆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내 손에 들게 되었다. 나도 왜 덥석 수선화 구근을 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 덕에 구근 50개로 땅속에 있던 수선화는 2월 중순에 이미 정신없이 잎을 내기 시작하고 꽃봉오리를 맺더니 요 며칠 꽃 서넛을 피웠다. 날씨가 다시 쌩하게 추워져 꽃봉오리들은 얼까 말까를 망설이며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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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3/6-3/9/2023)

*수선화의 꽃말: 자기 사랑과 고결, 신비, 자존심, 내면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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