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in UAE 2007/03/28 03:21 WallytheCat
옆집에 살던 친구 가족이 옆 나라 카타르로 간지도 어언 2년이 되어간다. 그 친구는 어찌나 정원 가꾸는 일을 좋아하던지 그녀의 마당에 가서 차 한 잔 마시면 온통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거름을 잘 준 주황색 부겐빌리아는 무성하게 가지를 뻗어, 그녀의 부엌 창을 통해 바라보는 그늘은 콘크리트와 시멘트 벽돌로 엉성하게 지은 집을 달리 보이게 했다. 영어식 표현을 빌자면 그녀는 초록 엄지(green thumb)를 가졌다.
그랬던 그 친구 남편이 일하던 과 사람들과 어떤 문제에 휘말려 결국은 이곳을 떠나게 되었다. 그녀가 떠난다고 했을 때, 그 정성들여 가꾼 아름다운 작은 정원을 고스란히 두고 가는 것이 가장 마음 아팠다. 그래서 몇 번, 내 집 이층 베란다에 나가 그녀의 집이었던 마당 사진을 찍어, 그녀가 심은 나무며 식물들이 얼마나 잘 자라고 있는지, 그리로 이사든 사람들이 얼마나 감사해 하며 행복하게 사는지를 적어 보내곤 했었다.
카타르에 간 그녀는 여전히 정원 가꾸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게 틀림없다. 같은 사막 땅 같지만 카타르 땅은 여기보다 더 척박해서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여기만큼 식물이나 거름흙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 오곤 했으니까. 식물 이야기와 더불어, 내가 아직도 몸담고 있는 이 학교 소식을 그녀가 나보다 먼저 듣고 전해 주는 일도 자주 있었다. 먼저 듣는다기 보다 나처럼 무심한 사람은 아예 모르고 넘어가기 일쑤인 일까지 전해 듣기도 하니까.
그 친구 가족이 봄방학 여행길에 잠시 내 집에 들렀다.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나고, 문을 여니 여전해 보이는 친구, 친구의 남편과 딸, 셋이 서 있다. 순간 2년의 세월은 잊혀진 채, 마치 친구가 여태 옆집에 살다가 마실이라도 온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그녀는 꼭 그런 옷차림, 그런 모습으로, 종일 땀 흘리며 만든 귀한 요리들을 내게 전해 주려고 서 있곤 했었다. 잠시 묘한 기분이 든다. 그녀도 그런 느낌이 든다고 했다.
딸 아이 세라는 뒤뚱뒤뚱 걷다 곧잘 넘어지곤 하던 한살 반짜리 아기였는데, 지금은 꼬마 아가씨가 되어 서 있다. 세라는 여전히 수다스럽다. 집이 예쁘다, 내가 신고 있는 분홍색 실내화가 예쁘다, 앞 마당의 선인장이 예쁘다는 등 온통 예쁘다는 말 뿐이다. 세라는 이곳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저 선인장 생각 안 나겠구나? 네가 주저앉아 엉덩이며 다리에 온통 가시가 박히게 했던 건데..." 친구와 나만 킬킬거리고 웃었다.
세 식구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 보이니 반갑기만 하다. 비행기 시간때문에 서둘러 떠나는 바람에 식사 한 끼도 같이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부부가 모두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김치도 집에서 담궈 먹는 사람들인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카타르에 있는 그녀의 집에 한 번 놀러가 봐야겠다.
그랬던 그 친구 남편이 일하던 과 사람들과 어떤 문제에 휘말려 결국은 이곳을 떠나게 되었다. 그녀가 떠난다고 했을 때, 그 정성들여 가꾼 아름다운 작은 정원을 고스란히 두고 가는 것이 가장 마음 아팠다. 그래서 몇 번, 내 집 이층 베란다에 나가 그녀의 집이었던 마당 사진을 찍어, 그녀가 심은 나무며 식물들이 얼마나 잘 자라고 있는지, 그리로 이사든 사람들이 얼마나 감사해 하며 행복하게 사는지를 적어 보내곤 했었다.
카타르에 간 그녀는 여전히 정원 가꾸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게 틀림없다. 같은 사막 땅 같지만 카타르 땅은 여기보다 더 척박해서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여기만큼 식물이나 거름흙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 오곤 했으니까. 식물 이야기와 더불어, 내가 아직도 몸담고 있는 이 학교 소식을 그녀가 나보다 먼저 듣고 전해 주는 일도 자주 있었다. 먼저 듣는다기 보다 나처럼 무심한 사람은 아예 모르고 넘어가기 일쑤인 일까지 전해 듣기도 하니까.
그 친구 가족이 봄방학 여행길에 잠시 내 집에 들렀다.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나고, 문을 여니 여전해 보이는 친구, 친구의 남편과 딸, 셋이 서 있다. 순간 2년의 세월은 잊혀진 채, 마치 친구가 여태 옆집에 살다가 마실이라도 온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그녀는 꼭 그런 옷차림, 그런 모습으로, 종일 땀 흘리며 만든 귀한 요리들을 내게 전해 주려고 서 있곤 했었다. 잠시 묘한 기분이 든다. 그녀도 그런 느낌이 든다고 했다.
딸 아이 세라는 뒤뚱뒤뚱 걷다 곧잘 넘어지곤 하던 한살 반짜리 아기였는데, 지금은 꼬마 아가씨가 되어 서 있다. 세라는 여전히 수다스럽다. 집이 예쁘다, 내가 신고 있는 분홍색 실내화가 예쁘다, 앞 마당의 선인장이 예쁘다는 등 온통 예쁘다는 말 뿐이다. 세라는 이곳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저 선인장 생각 안 나겠구나? 네가 주저앉아 엉덩이며 다리에 온통 가시가 박히게 했던 건데..." 친구와 나만 킬킬거리고 웃었다.
세 식구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 보이니 반갑기만 하다. 비행기 시간때문에 서둘러 떠나는 바람에 식사 한 끼도 같이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부부가 모두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김치도 집에서 담궈 먹는 사람들인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카타르에 있는 그녀의 집에 한 번 놀러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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