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Traveling 2007/04/27 20:34 WallytheCat
호텔 방에서 너무 오래 쉬면 하루를 망칠 수도 있으니, 아침 식사만 마치고 바로 페트라로 향하기로 한다. 이 호텔은 페트라 시내인 와디 무사(Wadi Mousa) 마을과는 6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서 택시를 타고 5-10여 분 가야 한다. 시내에 방을 얻을 수 있으면 걸어서 교통이 해결이 되니 편리하긴 하지만, 방도 없다는 데다 페트라 코앞이라 이런 전망은 기대할 수 없다.
잠깐 달리는 두 택시의 운전사들도 운전을 희한하게 한다. 멀쩡한 도로를 놔두고 두 택시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내리막 길을 아슬아슬 갓길로 달린다. 아스팔트 도로를 닳게하지 않으려는 범국민적 운동인 건 아닐까 하는 궁금증까지 인다.
페트라 입구에서 표를 구입했다. 페트라 입장료는 1일 패스는 JD 21, 2일 패스는 JD 26, 3일 패스 가격은 기억 안 난다. 12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라고 했다.
<암만 공항과는 달리 페트라에는 이런 안내 지도도 준다. 페트라를 돌아보는 내내 요긴하게 들여다 보며 도움을 얻었다. 얼마나 감사했으면 아직까지 가지고 있겠는가.>
구경의 재미를 위해서, 페트라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잠깐 살펴 보기로 한다. 지금으로부터 2,200여년 전부터 고대 아랍 유목민인 나바테아인(Nabataean, 아라비아 반도에서 이주)들이 요르단 남부에 정착하기 시작하였다. 이곳에 정착하기 전에는 아라비아 북서쪽에 살았던 사람들로, 이미 그곳에서 중국, 인도, 지중해 지역 등과의 교역에 익숙했던 이들은 요르단 남부 페트라에 와서도 교역으로 그 세력을 키워나갔다. 그리스, 하스몬(Hasmonaean), 또 그 이후 로마는 그들의 경쟁 상대였으므로 세력을 키워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전해진다. 결국 그들은 서기 106년 로마 제국에 침략 당한다. 그 이후로도 페트라와 나바테아인 문명은 한동안 꽃을 피워 갔으나 결국 고대 종교들이 기독교로 대체되어 감에 따라 유향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교역을 바탕으로 했던 찬란한 문명은 서서히 몰락하다가 14세기 이후에는 외부세계에 완전히 잊혀졌던 곳이 되었다. 1812년, 스위스 여행가 부르크하트(Johann Ludwig Burckhardt, 1784-1817)의 재발견에 의해 다시 외부에 소개되기 시작한다.
나바테아인들은 실리에 밝은 슬기로운 사람들로서, 국가적 배타성을 고집하지 않았다. 문화적 융합 장소(melting pot)였다고나 할까. 그들은 외부 문화를 받아들여 그들의 것으로 소화해 내는 기지도 보인다. 페트라를 조금 걷다 보면 그레코-로마,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자기들 나름의 스타일이 모두 녹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드러난 것을 볼 수 있다. <페트라 입구에서 받은 안내문 참조 내용>
페트라(Petra). 라틴어로 ‘Petrae’는 바위란 뜻이라 한다. 본래 현지 나바테아인 이름으로는 라킴(Rakeem) 혹은 레켐(Rekem)이었다 한다.
페트라는 해발 950m에 위치한 산악 도시로서 온통 붉은 바위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붉은 산의 높이는 100여 미터에서 가장 높은 것은 300여 미터 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입구에서부터 서쪽 끝 아드-데이르(Ad-Deir, 장례사원)까지의 거리는 5km 정도 되려나. 왕복 거리는 10km쯤 되는 셈인데, 옆 길로 들어가 구경할 곳이 많으므로 하루만에 다 본다는 것은 무리이기도 하거니와 수박 겉핥기식 구경이 되고 말 것이니, 사흘이 길다고 느껴지면 이틀 정도 시간을 잡고 구석구석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페트라 초입의 모습이다. 하늘은 높고 푸르러 그 느낌이 마치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같았다. 그곳에 말이며 당나귀도 많은 걸 보니 그 고사성어가 혹시 페트라에서 유래한 건 아닌가 몰라.
여기서부터는 장장 1.2km 이어지는 시크(As-Siq, 아랍어로 협곡이란 뜻)의 모습이다. 커다란 바위산이 길 양옆에 줄지어 서 있으니 그늘이 져 걷기에 아주 좋다. 바위 곳곳에 삐죽 나와 자라고 있는 식물과 나무는 붉은 바위와 대조를 이뤄 그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길 중간중간에 로마 시대에 돌 벽돌로 길을 포장한 흔적이 군데군데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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