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해변에서의 아주 긴 아점

WallytheCat 2018. 11. 21. 13:08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07/11/26 06:41 WallytheCat 




사는 곳에서 자동차로 북쪽을 향하여 삼십여 분 달리면 이런 바다 풍경이 나타난다. 사막에도 바야흐로 겨울이라 불리우는 계절이 왔다. 여느 바닷가처럼이나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 파도소리가 규칙적으로 귀를 간지럽히고, 선선해진 공기는 제법 쾌적한 바람까지 몰고 다니며 아양을 떤다.

아점을 먹으며 일상의 좋은 일만으로 이루어지던 두 여자들의 대화는, 앞에 보이는 바다 건너에 있을 이란 이야기로 시작해 급기야는 세계 정세로까지 발전해 헤매다가는,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를 하자는 결론으로 맺어졌다. 장장 네 시간 하고도 반을 앉아 있었으니 아점 시간이 예상보다 좀 길어졌다. 이크, 집에 가서 저녁해야 하지 않을까?   

다른 건 다 좋은데 탕약처럼 진하게 우려 커피 알갱이까지 목에 넘겨야 하는 이 집의 걸죽한 커피는 항상 비난의 대상이 된다.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속이 다 떨린다. 익히 겪은 일이라,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보온병에 담아 싸들고 갈까까지도 고려하다가 아, 오늘만은 억척스런 한국 아지매 되지 말자 하고 포기했더니만, 역시나... 가져갔으면 좋았을 것을. 오늘 한 번 우아했으니, 다음엔 반드시 커피 싸 가기로 한다. 

밖에 놓은 탁자에 앉아 바다를 끼고 식사하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날들이, 앞으로도 4-5개월은 계속될 것이니, 사막의 겨울이여, 넉넉하게 사랑받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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