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괴발개발, 개발

WallytheCat 2018. 11. 25. 01:25

Peeping@theWorld/Days in Ohio 2016/06/22 10:49 WallytheCat


지은지 오래 되어 거무튀튀하게 낡아, 드나드는 인적도 별로 없던 쇼핑 플라자 하나가 오거리의 모퉁이에, 골프 연습장과 그 옆에 달린 식당 하나가 그 옆 너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늘 한적하기만 하던 길가 공간을 작년 늦가을 즈음 싹 밀어버리고, 나름 제법 큰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나름'이니 '제법'이니 하는 단어를 쓴 이유는, 땅 넓고 한적한 이곳에서 지어지는 건물이란 게 기껏해야 일이 층짜리가 대부분인데, 이 야심차 보이는 주상복합 프로젝트는 무려 육칠 층은 족히 넘어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곳이라면 도로 공사를 완벽하게 피해가며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내 소원은 늘, 도로 공사 없는 깔끔하고 한적한 곳에서 사람답게 살아보는 것이다. 평생 이곳저곳 여러 곳으로 주거를 이동하며 살아왔는데, 그곳들을 처음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대개 한적하고 조용해서였다. 그 한적하고 조용하던 곳들은 또 대개, 살다가 몇 년 지나다 보면 어김없이 개발이 시작 되어 건물이 늘어나고, 인구가 늘어나고, 그러니 당연히 교통량이 증가하여, 급기야는 그 번잡함을 견디지 못하고 '살던 절이 싫어져 중이 절을 떠나곤 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던 것 같다.

집에서 자동차로 십여 분 거리에 있는 이 새로운 곳이 내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 지는 완공된 후까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단지, 또 다른 한적한 곳을 찾아 등을 떠밀리게 되는 일이 너무 빨리 다가오지 않게 되기만을 바라는 바이다.  


<Saturday 6/18/2016, Dublin, Oh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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