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여름빛 강물

WallytheCat 2018. 11. 25. 01:27

Peeping@theWorld/Days in Ohio 2016/06/26 02:50 WallytheCat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내가 사는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 시에는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두 개의 강이 있다. 미국의 중서부 곳곳이 그렇듯, 콜럼버스 역시 대단히 역동적이라거나 늘 뭔가 정신 없이 팽팽 돌아가는 듯한 대도시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인심이 그리 나쁘지 않은데다 물과 공기도 좋으니, 그럭저럭 심심한 듯 평화롭게 살아갈 만은 하다.

두 개의 강 중 하나가 내가 매일 출퇴근길에 보게 되는, 영문으로 'Scioto(사이오토)'라 표기하는 강이다. 한글로 '사요토'라 적자니 일본어 단어 같아 피하고 싶은 마음에 온라인 사전을 뒤져보니, 반갑게도 '사이오토 강'이라 적혀 있다. '사이오토'는 옛적에 미국 원주민들이 쓰던 단어인데, 여러 의미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의미는 사슴이란다. 하기야 아직도 이 지역엔 흰꼬리사슴(white tailed deer)이 많이 서식하는 중이니 그 의미가 낯설지 않게 와닿는다.  

산도 없는 이 평평한 땅에서 시각적으로나마 늘 위안을 주는 강이다. 계절이 바뀌며 같은 듯 다른 듯 섬세한 변화를 보여주는 강을 옆눈으로나마 거의 매일 볼 수 있어 좋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봄에는 걸죽한 황토빛이던 물빛이 요즘들어 사뭇 투명한 게 깊어 보인다. 오랜만에 잠시 차를 멈추어 강물을 바라본다. 봄빛은 사라지고 어느덧 여름빛이 짙다. 



<Saturday 6/18/2016, Scioto River, Columbus, Ohio>

사이오토 강: 미국 Ohio 주 중부를 남쪽으로 흘러 Ohio 강과 합류; 길이 382km (네이버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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