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in Ohio 2016/10/28 10:12 WallytheCat
어느 평범한 날 오후, 두어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이 좋은 계절, 내내 건물 안에 있는 게 답답하던 차에 잠시 나가 커피라도 한 잔 할까 싶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가까운 묘지에 들러 둘러보기까지 했다. 가끔 낯선 공동 묘지에 가 천천히 걸으며 묘지명도 읽고, 변해가는 계절을 바라보기도 하는 일은 묘하게도 마음에 평화를 준다. 만물이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 가는 계절인 가을과 각자 삶의 끝을 맞아 자연으로 돌아간 자들이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있는 묘지는 서로 어울리는 구석이 많다. 날 반기며 물어 뜯는 모기나 날벌레도 없으니, 묘지 산책에 딱 좋은 계절이다.
낯선 이들의 삶의 행적을 짧게 적은 묘지명을 하나하나 읽노라면 만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전혀 예기치 않던 생각들이 연기처럼 일어났다 홀연 사라지곤 하는 일이 반복되는데, 주로 죽음에 관한 그 생각의 흐름을 바라보는 일도 이곳에서는 편안하다. 모두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을, 살아냈을 이들의 삶을 상상하니 눈물겹다.
낯선 이들의 삶의 행적을 짧게 적은 묘지명을 하나하나 읽노라면 만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전혀 예기치 않던 생각들이 연기처럼 일어났다 홀연 사라지곤 하는 일이 반복되는데, 주로 죽음에 관한 그 생각의 흐름을 바라보는 일도 이곳에서는 편안하다. 모두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을, 살아냈을 이들의 삶을 상상하니 눈물겹다.
<10/18/2016, Union Cemetery, Columbus, Oh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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