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화창한 가을날

WallytheCat 2021. 9. 28. 09:08

일요일인 어제,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다. 남편이 뒷마당 호두를 주우러 먼저 나갔고, 집안에만 있기엔 날씨가 너무 좋아 나도 중무장하고 밖으로 나가 지난주에 다 뽑지 못한 잡초도 뽑고 웃자란 나무들 가지치기도 했다. 화창한 데다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까지 부는 가을 날씨도 날씨지만 모기 따위 벌레가 물지 않아 더더욱 좋았다.

 

9월이 되면, 뒷마당의 키 큰 호두나무들이 노랗게 물든 작은 잎들을 끝도 없이 떨군다. 잎들이 햇빛을 받으며 빙글빙글 돌며 떨어지는 모습은 눈이 부시다. 호두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잎의 크기도 작은 데다 가을이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낙엽을 떨어뜨리는 지라 비교적 청소하기가 수월하다. 문제는 그와 함께 떨어지는 호두다. 나무에서 떨어질 때는 초록색(청피)이었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짙은 갈색 내지는 검은색으로 변하는 데 옻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작년에 비하면 호두 수가 좀 덜한 것 같긴 하지만 줍고 나니 역시나 엄청났다.

 

검은호두나무(black walnut)의 단단한 껍질 속 작은 호두를 먹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그 작은 호두를 꺼내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아, 대부분의 집에서는 청설모와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낙엽쓰레기와 함께 내놓는다. 검은호두나무 청피는 구충제 등의 약재로도 쓰인다.

 

<Monday 9/2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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