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시월 초 주말

WallytheCat 2021. 10. 4. 10:20

노는 토요일을 '놀토'라 줄여 부른다니 일하는 토요일은 '일토'라 부르려니 짐작만 했었다. 한국에 사는 친구가 일러주기를 '일토'가 아니라 가는 토요일이란 의미로 '갈토'라 부른다 했다. 그래도 왠지 내게는 '갈토' 보다는 나 혼자 속으로만 짐작하던 '일토'란 줄임말이 더 일하는 토요일 느낌이 나기는 한다.

 

한 달에 두어 번 토요일에 일을 한다. 생각 같아서는 모든 토요일에 다 놀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서비스를 행하는 자로서 나 좋을 대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그 반대로 나를 희생한다는 마음을 한 자락 깔고 일을 하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라 본다. 그리하여 늘 적정한 중간 어딘가에서 타협점을 찾으려 애쓴다. 그래야 늘 일을 즐기며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토요일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진다. 속이 다 시원하다. 이미 두어 번 대청소를 했던 호두나무들은 남은 호두와 호두 잎을 모조리 떨구려는 듯 요란하다. 역시 비는 유리창 밖에서 내리는 걸 안에서 바라보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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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프랭키는 식탁 위 작은 바구니 안에서 놀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처음에는 바구니 속 케이블이며 펜을 가지고 놀더니 그 안에 몸을 뉘어서는 잠을 청하기로 한다. 귀여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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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ie, Sunday 10/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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