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 @the World

요르단 여행 6: 암만행 길가서 마주친 것들

WallytheCat 2018. 11. 21. 01:04

Peeping@theWorld/Days Traveling 2007/05/10 20:27 WallytheCat


원래는 왕의 산(Royal Mountain), 즉 몬스 레알리스(Mons Realis, Mont Real, 혹은 Montreal)로 불리웠다는 쇼박(Shobak, 35번 도로) 성의 모습이 멀리 보인다.


<Shobak Castle, 1115년 십자군 왕 볼드윈 1세에 의해 지어짐>

다나 자연보호구역(Dana Nature Reserve, 65번 도로)의 길가 풍경. 툭 밀면, 미국 아리조나 주의 그랜드 캐년을 쏙 빼 닮은 절벽으로 툭 떨어질 것 같은, 개딱지 닮은 오두막 하나가, 카페는 이렇게 유래했다는 듯이 당당하게 카페란 이름을 달고 주저 앉아 있다. 때로 너무나 당당한, 부끄러울 일도 당당한, 너무나 당당해서 황당했던 요르단 사람들을 닮은 것도 같다.



페트라에서 암만으로 가는 길가에 양귀비꽃이 흔하게 피어 있더라. 파실파실한 종잇장처럼 얇게 피어있는 양귀비꽃, 내가 좋아하는 꽃이다. 여물지 않은 열매는 아편의 재료라던가. 안쪽 꽃잎 두 개는 아직 열리지도 않은 채다. 



이건 꽃이름이 뭘까... 차 끓여 마시면 좋을 것 같이 생기긴 하였다만. 





건강한 전신 피부를 위해 사해 가장자리에서 뒹굴기라도 한걸까. 사해 진흙을 뒤집어 쓴 남자 하나, 지나간다.



지도에 보면 암만(Amman) 조금 아래, 그 이름도 아기자기하게 들리는 마다바(Madaba)란 작은 도시가 있다. 큰 도시에서 묵는 것이 싫은 여행객, 사해와 가까운 곳의 편리함을 구하는 여행객, 숙박비나 식비 등을 조금 절약하고 싶은 여행객들이 지내기 좋게 생긴 작은 읍내 같은 전경이 마음에 드는 곳이다.

아래 사진은, 비잔틴 교회였던 곳에 다시 지어진, 마다바에 있는 19세기의 그리스 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의 모습이다. 이 교회가 흥미로운 것은 덧칠해진 바닥 아래 숨겨졌던 오래된 모자이크가 1884년 발견되어, 그 일부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발길을 멈춰 둘러볼 만 하다.


<St. George's Church, Madaba, 지금은 그리스 정교회로 쓰고 있는 소박한 크기의 교회다>


교회 실내 바닥에 있는 이 모자이크는 서기 560년대의 것으로 추정되며, 중동지역에 산재한 157개의 기독교 주요 지점들이 그리스어로 표시되어 있는 지도이다. 본래 모자이크의 크기는 길이 15-25미터, 넓이 6미터로 추정되지만 바닥에 보여지는 것은 그 일부. 유적을 손상시켰다는 혐의보다는, 지금 우리가 오래된 벽 위에 페인트 칠을 새로 해 단장하듯이, 교회를 새로 지으며 오래된 모자이크가 보기 흉해 그 위에 새로 덧칠을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더 타당해 보인다. 맨들맨들 닳아빠져 누런 빛을 띠는 모자이크 바닥이 웬지 의과대학 실험실에서 뛰쳐 나온 오래된 해골같다는 느낌을 주는 건 왜일까.


저 멀리 암만 외곽 지대가 펼쳐진다. 들에 펼쳐진 돌도 건물들도 모두 회칠을 한 듯 허옇다. 점점 다가온다, 암만이라는 큰 도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