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ping@theWorld/Days Traveling 2007/05/10 20:27 WallytheCat
<Shobak Castle, 1115년 십자군 왕 볼드윈 1세에 의해 지어짐>
페트라에서 암만으로 가는 길가에 양귀비꽃이 흔하게 피어 있더라. 파실파실한 종잇장처럼 얇게 피어있는 양귀비꽃, 내가 좋아하는 꽃이다. 여물지 않은 열매는 아편의 재료라던가. 안쪽 꽃잎 두 개는 아직 열리지도 않은 채다.
이건 꽃이름이 뭘까... 차 끓여 마시면 좋을 것 같이 생기긴 하였다만.
건강한 전신 피부를 위해 사해 가장자리에서 뒹굴기라도 한걸까. 사해 진흙을 뒤집어 쓴 남자 하나, 지나간다.
아래 사진은, 비잔틴 교회였던 곳에 다시 지어진, 마다바에 있는 19세기의 그리스 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의 모습이다. 이 교회가 흥미로운 것은 덧칠해진 바닥 아래 숨겨졌던 오래된 모자이크가 1884년 발견되어, 그 일부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발길을 멈춰 둘러볼 만 하다.
교회 실내 바닥에 있는 이 모자이크는 서기 560년대의 것으로 추정되며, 중동지역에 산재한 157개의 기독교 주요 지점들이 그리스어로 표시되어 있는 지도이다. 본래 모자이크의 크기는 길이 15-25미터, 넓이 6미터로 추정되지만 바닥에 보여지는 것은 그 일부. 유적을 손상시켰다는 혐의보다는, 지금 우리가 오래된 벽 위에 페인트 칠을 새로 해 단장하듯이, 교회를 새로 지으며 오래된 모자이크가 보기 흉해 그 위에 새로 덧칠을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더 타당해 보인다. 맨들맨들 닳아빠져 누런 빛을 띠는 모자이크 바닥이 웬지 의과대학 실험실에서 뛰쳐 나온 오래된 해골같다는 느낌을 주는 건 왜일까.
저 멀리 암만 외곽 지대가 펼쳐진다. 들에 펼쳐진 돌도 건물들도 모두 회칠을 한 듯 허옇다. 점점 다가온다, 암만이라는 큰 도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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