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UAE

게으른 부부

WallytheCat 2018. 11. 24. 22:53

Peeping@theWorld/Days in UAE 2012/05/21 01:42 WallytheCat 




우우구구구구… 마치 가까이 지내던 누군가를 잃은 후 구슬프게 내는 소리 같아 붙인 이름일까, Mourning Dove (산비둘기). 내가 사는 학교 캠퍼스에 제법 많다. 이들은 구슬픈 목소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집을 어설프게 짓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틀 같은 그리 안전해 보이지도 않는 곳에 그저 거친 나뭇가지 몇 개를 엉성하게 올리고는 그 위에서 알을 품는다.

내 집 뒷마당 대발 위에, 두어 해 전 참새보다 작은 새 한 쌍이 지었던 작고 정교한 집이 여지껏 방치되어 있는데, 지난 주부터 며칠 간 이 작은 집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덩치 큰 산비둘기 한 쌍이 와 앉아도 보고 헤쳐도 보는 등 시험을 한다. 구 년이 다 된 낡은 대발이 어느 날 그 끈이 툭하고 끊어질지도 모르고, 새집에 비해 새들이 워낙 무거워 새집이 뒤집어지거나 무너질 것도 같은 불안감에 그곳에 자리잡지 말기를 간절히 바랬건만...

나의 바램과는 정반대로, 작은 새집 위에 얼기설기 나뭇가지 몇 개를 더 얹더니, 사흘 전부터는 아예 그 집에 알을 낳아 교대로 품고 있는 중이다. 유리문을 통해 바라볼 때마다, 작은 집 위에 커다란 몸을 올리고 앉은 모양이 어찌나 불편해 보이는지. 그래도 더운 날 조금의 미동도 없이 비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남의 집 위에.

<Saturday 5/19/2012, American University of Sharjah, UAE>



One mourning dove couple decided to use the abandoned two-year old nest in our backyard for their eggs. My husband and I told the couple that the nest is too small for their big butts and the nine-year old bamboo blind might be too fragile, but they didn't want to listen. They spent a few days adding some branches on top of the old nest in their own very messy way and have been taking turns sitting on the eggs. It's been two days now. We'll just have to wait and see what the results 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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