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in Ohio

Snow Day

WallytheCat 2022. 2. 4. 09:32

이번 주중에 있을 악천후에 관한 예보는 이미 지난주부터 들었다. 지금까지 오하이오주는 별 말썽 없이 겨울이 평탄하다 싶더니만 역시나 겨울은 겨울이었던 게다.

 

어제는 영상의 기온에서 종일 비가 내렸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어젯밤부터 기온이 내려가더니 목요일인 오늘 아침부터는 내리는 비가 바닥에 닿으며 얼어붙는 거다. 얼음이 탄탄하게 잘 언 바닥 위에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도로 사정으로는 최악의 상황 아닌가 싶다. 결국은 출근하기를 포기하고 집에 있기로 했다. 학교들 역시 문을 닫았다고 들었다.

 

악천후로 출근을 못하는 날이 날이면 날마다 오는 날이 아니니, 귀한 날이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그저 놀기로 했다. 가볍게 낮술도 한잔하고, 종일 벽난로에 불도 때며 완전 한량처럼 놀았다. 일을 해도 하루가 빨리 지나긴 하지만, 한량 짓하며 하루를 보내니,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하루가 지났다.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왔다. 창밖을 내다보니, 눈빛으로 세상이 환하다. 내일 아침 상황이 어찌 변할까는 내일 아침 되어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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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Storm, Thursday 2/3/2022>

금요일 아침(2/4/2022) 일어나 보니, 세상에나 밤새 눈이 제법 내렸다. 날이 추워 습기도 없이 풀풀 날리는 눈이 4-6인치(10-15센티)쯤 어제 낮에 내린 눈 위에 더해졌다. 오후까지 눈이 온다니, 기다렸다 오후쯤 되어서나 눈을 치우는 게 좋겠다 생각 중이었는데, 자기 집 앞을 다 치운 건너편 집 아저씨가 스노우 블로어(snow blower)로 우리 집 앞 눈까지 신나게 치우고 있는 게 아닌가. 언젠가도 한 번 그런 일이 있어, 미안하니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음에도, 그 기세 좋은 기계로 본인의 집 앞을 치우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마도 우리 집 앞뿐 아니라 다른 이웃 여러 집도 다 치웠을 것이다. 그 기분 이해할 것도 같다. 기계를 움직이며 눈이 금방 금방 치워지는 걸 보자면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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