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 살아계실 적이니 벌써 오래전이긴 하다. 서늘하고 어두운 시댁 지하실 벽면에 갖가지 병조림 병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그걸 보면서 살짝 실험실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단 한 번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은 없던 것 같다. 요즘 들어 건강을 좀 챙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사우어 크라우트 두 번, 검은콩 두유 세 번, 그리고 토마토 퓌레를 만든 것 역시 세 번째다. 토마토 퓌레는 전립선 건강을 위해 남편이 주로 하루에 한두 컵씩 마시는데, 두유는 싫은 기색이 역력한데 토마토 퓌레는 그래도 맛이 나쁘지는 않은지 매일 열심히 마시는 눈치다. 그 용도 외, 때로 파스타 먹을 때 소스에 섞어 쓰기도 하는데, 집에서 만든 퓌레가 상점에서 산 토마토 소스보다 월등하게 맛이 좋음은 물론이다. 만드는 방법은 번거로운 일일지언정 크게 실수할 만한 어려운 과정은 없다. 몇 시간 걸리는 일이니 하루 날 잡아 왕창 만들어 보관하기로 했다. 다 만들어 쟁반에 모아 놓으니 세상 뿌듯하다.
재료: 토마토, 올리브 오일, 소금 약간, 마늘 약간
- 잘 익은 토마토를 대량 구입해 잘 씻는다. 베이킹 소다 물에 20-30분 담갔다 헹구어 물기를 뺀다. (이번 토마토 양은 11 Kg = 24 LBS)
- 토마토는 꼭지를 따 내고(곰팡이가 잘 피는 부위라 하니), 몇 조각내어 블렌더에 채워 넣고, 약간의 소금과 마늘 몇 쪽을 함께 넣어 스무디 만들 때처럼 갈아 냄비에 넣는다. 약간의 올리브 오일(몇 큰 스푼)을 냄비에 넣는다.
- 강불로 시작하여 끓기 시작하면 약불(적당한 불)로 줄여 그때부터 15-20분 끓인 후 불을 끈다.
- 열탕 소독해 건조한 병에 퓌레를 조심스레(퓌레가 병 윗면에 닿지 않도록) 병목까지 채워 담아 뚜껑을 꼭 닫는다. 뜨거울 때 담아도 된다.
- 쟁반 위에, 병 바닥이 위로 향하게 거꾸로 24시간 상온에 두었다가(진공 상태 유지를 위해) 병을 바로 세워 서늘하고 햇볕 없는 곳에 보관하면 일년까지도 보관 가능하다고 하는데, 나는 지하실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한 병씩 꺼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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